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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역경의 열매] 이에스더 (8) 수양관 덮치는 산불을 잠잠하게 하신 하나님
작성자 : 작성일시 : 2015-06-12

대구요나기도제단을 사역하며 국내외 부흥사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고 신현균 목사의 격려와 지도가 큰 힘이 됐다. 부흥사연수 과정을 마친 이에스더 목사(오른쪽 세 번째).

성경에 다니엘의 세 친구를 화마 속에서 지켜주신 하나님의 기적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우리 기도원도 이런 기적을 체험하는 일이 있었다. 1999년 3월 22일이었다.

밤에 보일러에 불이 깜빡거려 관리집사에게 잘 챙겨보라고 했는데 새벽 6시께 지나가던 차가 수양관 근처 산에서 불길이 치솟는 것을 발견하고 우리를 깨웠다. 밖으로 나오니 화마가 수양관 주변을 뒤덮고 있었다, 얼마나 놀랐는지 ‘오 주여’라는 외마디 소리와 함께 기도원을 지켜 달라는 기도밖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119로 신고를 해야 하는데 손이 떨려 번호가 눌러지지 않았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어디선가 웽웽대는 소방차 소리가 나면서 순식간에 불길이 잡혔다. 화재를 수습한 소방대원들은 잔 불씨도 살아나지 못하도록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소방대원들이 불을 끈 후 내게 이런 말을 들려주었다. “불길의 최종 상태로 보아 적어도 서너 시간 동안 불이 번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산불 중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현상입니다. 새벽 내내 불이 났는데 마치 4시간 동안 자연현상을 정지시킨 것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바람 한 점 없는 새벽이었기에 불이 산 위로 세차게 타오르지 못하였고, 게다가 1m도 채 안 되는 보일러 연료통에 불길이 닿지 않아 큰 화를 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소방서로 연락해 준 분이 있었다. 소나무 숲으로 울창한 곳인지라 삽시간에 온통 불바다로 만들어 버릴 수 있었지만 풍랑을 잔잔케 하시는 하나님은 우리가 자고 있을 때 바람을 잔잔케 하셨고, 다른 손길을 통하여 문제를 처리해 주고 계셨던 것이다. 불길도 피하게 해주신 하나님이셨다.

하루는 학창 시절부터 사랑으로 길러주신 임영재 목사님께서 불러주셔서 시무하시던 독립문성결교회 금요철야예배를 인도하게 되었다.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당회장실에 도착했는데 갑자기 예배 전에 만나 볼 사람이 있다고 말하셨다. 잠시 후 들어오는 사람은 50대의 여성도였다. 임 집사라고 소개를 하는 그분은 위암 말기의 중환자였다. 너무나 고통스러워 예배시간에 참석할 수가 없어서 기도를 부탁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그녀를 위해 간절히 기도를 해준 뒤 가능하면 대구로 내려와 단식하며 함께 기도하기를 권했다.

철야집회 후 한밤에 고속도로를 질주해 대구로 내려왔다. 피곤한 몸이었지만 잠시 잠을 취한 다음 아침집회를 인도하기 위해 제단에 나갔다. 그런데 놀랍게도 어제 밤에 만나 기도해 주었던 임 집사의 모습이 보였다. 생과 사를 넘는 마지막 선택이었던 탓인지 나보다 먼저 내려와 단식하며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하나님께서 그녀의 간절한 기도를 들으시고 기적을 보여주실 것을 믿으며 집회시간이나 한밤의 기도시간에 강청하는 기도를 함께했다. 어려운 상태였지만 3일의 단식을 잘 마치고 보호식에 들어갔다. 이미 나는 남편목사님이 위암으로 운명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더욱 안타까운 심정으로 기도했다. 더구나 위암은 먹지 않는 순간부터 회복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항상 그의 먹는 것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하나님의 기적은 보호식을 하는 가운데 일어났다. 물과 미음을 주는 대로 잘 받아 넘기는 것이었다. 이것은 위에서 거부하지 않음을 암시하는 것이어서 너무나 기뻤다. 임 집사의 병세는 호전되어 강단 앞으로 나아와 찬양을 하기도 하고 간증하면서 눈물로 영광을 돌렸다. 그녀는 서울로 돌아가 담임 목사님께 간증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며 전화로 감사를 전해왔다. 하나님은 어디서나 살아계시고 역사하시는 분이셨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